살짝 초록빛이 도는 톡 쏘는 와사비 쌈 무와 함께 노랗고 빨간 야채 넣어 꽃다발처럼 만들다 보니 나도 왠지 예술가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이 막 되었을 때 기계체조 국가 대표 출신 체육 선생님들에게 마르고 지나치게 유연한 몸이 눈에 띄어 우연히 리듬체조 선수로 발탁이 되었다. 당시 우리 담임 선생님은 미술 선생님으로 박물관을 소유하고 있는 좀 이름 있는 미술가였다. 선생님은 전 해의 내 미술 성적을 살펴 보더니 ‘너는 리듬체조가 아니고 미술을 하는 것이 좋겠다’ 라고 말씀 하셨는데 그도 그럴 것이 그 전 학년의 체육 성적은 참으로 한심 했고 내 미술 성적은 백점에 가까 왔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림을 참으로 못 그리지만 공교롭게도 전 해의 미술 과목에는 점토나 조각, 만들기, 이론이 주를 이루었고 그리기가 전혀 없었다. 손으로 하는 일들에 재주가 없는 편은 아니지만 내가 생각할 때 그 때나 지금이나 색감에 대한 센스나 미술을 할 만한 예술적 소질은 없다고 생각한다.

외가 쪽엔 예술가가 많고 내 동생도 미술을 해서인지 엄마처럼 감각이 좋다. 무엇을 고르는 안목이라 던지 집안을 예쁘게 꾸미는 재주가 탁월한데 비해 나는 일에만 미쳐 살림은 안중에도 없는 커리어 우먼인 채로 살기는 했으나 왠지 그 쪽으론 늘 기가 죽어 있었다. 그 한을 풀기라도 하듯 요리를 시작하고 나서는 예쁜 색을 내는 데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 같다. 코울슬로나 피클을 분홍색으로 만들거나 야채 구이를 알록달록하게 굽거나 하면서 말이다. 싱싱한 옐로우 주키니나 퍼플 컬리 플라워가 보이면 살짝 흥분까지 되는 거 보면 이것이 병인가 싶기도 하다. 오늘은 쌈 무를 비트 넣어 빨갛게 만들어 보았다. 살짝 초록빛이 도는 톡 쏘는 와사비 쌈 무와 함께 노랗고 빨간 야채 넣어 꽃다발처럼 만들다 보니 나도 왠지 예술가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쌈#무#야채말이#와사비#비트#쌈무

재료

노랑, 빨강 파프리카 & 자색 양배추 약간, 무순 적당량, 부추 약 10-15줄기

비트 쌈 무; 무 2개(약 600g), 비트 1개(약 200g), 초 물(설탕 1컵, 식초 1컵, 소금 0.5 큰 술)
와사비 쌈 무; 무 1개(약 300g), 초 물(설탕 100ml, 식초 100ml, 소금 1 작은 술, 와사비 1 큰술)

이렇게 만들게요~*

1.

무는 껍질을 벗기고 채 칼을 이용하여 한 쪽 끝을 잡아 들었을 때 휘청 하는 두께로 썰어 준비한다

2.

무 사이에 비트를 넣아 켜켜이 쌓아 준다.

3.

분량의 초 물 재료를 섞어 내용물이 어느 정도 녹을 때까지 잘 저어 준다.

4.

쌓아 놓은 무 위로 초 물을 조심스럽게 부은 후 2-3일 익혀 준다.

5.

야채는 적당한 길이로 잘라 준비한다.

6.

키친 타올 위로 쌈 무를 올려 물기를 어느 정도 제거한 후에 야채를 가지런히 얹어 감싸준 후 살짝 데친 부추 한 줄기로 돌돌 감아 묶어 준다.

더 맛있는 제안!

*와사비 쌈 무는 분량의 초 물을 만들어 같은 방법으로 슬라이스한 무 위에 부어주면 돼요.
*처음엔 초 물이 많이 부족해 보이지만 무에서 물이 빠져 나와 넉넉하게 돼요.
*쌈 무에 사용할 야채는 취향 껏 응용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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