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밤새 푹 자는 일이 세상 어떤 것보다 어려운 사람이다. 평균 두시간이면 한 번씩 깨는 통에 일어나 딸랭이가 잠든 방을 들여다 보고 물도 마시러 부엌에 내려 갔다 오고 하는게 습관처럼 몸에 배었다. 대학을 가며 딸랭이가 기숙사로 떠난 후에도 몸에 익은 습관 때문에 2층의 텅 빈 방들을 둘러 보곤 하는데 너무 적막 해서 오히려 쉬이 다시 잠들지 못할 때가 많다. 그래서 한달이 멀다 하고 집으로 찾아 드는 딸랭이가 내심으로는 무척 반가운 나머지 네 다섯 시간이 족히 걸리는 왕복 거리를 운전해서 애기를 데리러 가는 일이 크게 불평 스럽지는 않다.  

한달 남짓이면 긴 방학에 들어 가는데 딸랭이가 또 집에 오겠다고 한다. 이유는 제 방에서의 ‘굼벵이 놀이를 통한 휴식’과 스팸 김치찌개라고 한다.

12첩 반상을 차려 달라는 것도 아니고 그게 뭐 어렵겠는가. 마침 돼지 갈비 넣고 찜을 할까 싶어 사다 놓았던 묵은지 한 봉지를 열어 얼른 들기름에 달달 볶아 스팸 넣고 두부 넣고 끓여 주었더니 엄마의 현미 깡보리 밥은 제쳐 놓고 하얀 햇반 한 통을 뚝딱 하신다. 나는 원래부터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 녀석은 내 아이라 그런지 예쁘다. 오물 오물거리는 작은 입도 예쁘고 오목 조목 이목구비가 들어 있는 하얀 얼굴도 예쁘다. 그렇게 김치찌개 한 냄비를 앞에 두고 오랜만의 그리운 한식이라며 좋아하는 아이를 보고 있노라니 뜨끈한 김치찌개에서 모락 모락 피어 오르는 것이 저 것이 사랑인가 싶다.

#우동스프#5분#잔치국수

재료(1 인분)

김치 작은 한 포기, 들기름 2 큰술, 설탕 2/3 큰술, 고추가루 1 큰술, 물 1.5 컵, 스팸 1/2 통, 두부 1/3 모, 파 적당량, 매운 고추 2개.

이렇게 만들게요~*

1.

김치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준비 한다.

2.

냄비에 분량의 들기름을 넣어 준다.

3.

들기름에 김치를 달달 볶아 주다가 설탕과 고추가루를 넣고 볶아 준다.

4.

분량의 물을 넣고 팔팔 끓여 준다.

5.

두부와 스팸은 비슷한 크기로 잘라 준비 한다.

6.

찌개가 끓어 오르면 스팸과 두부를 넣고 조금 더 끓여 주다가 기호에 맞게 매운 고추와 파 등을 얹어 준다.

더 맛있는 제안!

*김치 양념이 약하다면 김치 국물을 1-2 큰술 넣어 주세요, 간을 맞추기가 좋아요.

*매운 고추는 기호에 따라 가감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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